본문 바로가기



인터뷰 언론보도

천손(天孫)의 역사와 미래

제주일보

2015년 10월 04일  (http://www.jeju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972185) 조회수 934

지난 8월 말 미주 순회강연 일정 중에 아리조나주 세도나의 마고 가든에서 환웅상 제막식을 가졌다. 환웅은 지금으로부터 7000여 년 전, 인류가 추앙하는 사대성인보다 앞서 신시개천(神市開天)으로 인간의 참가치를 알려주신 분이다.

신시는 환웅이 삼천의 무리를 이끌고 태백산 신단수에 내려와 정착하여 다스렸던 지역을 말한다. ‘환단고기(桓檀古記)’에 따르면 당시 웅족이나 호족처럼 동물을 토템으로 숭배하는 12부족들이 환웅을 섬겼다고 한다. 환웅은 자신이 데려온 풍백(風伯), 우사(雨師), 운사(雲師)에게 명하여 곡식과 형벌, 질병, 선악과 같은 문제들을 주관하도록 함으로써 미개한 이들 부족을 개화시켰다.

하지만 환웅이 전해준 것은 단지 문명의 혜택 뿐만은 아니었다. 그는 아버지 환인으로부터 물려받은 천부삼인(天符三印) 속에 내려오는 천손(天孫)의 정신으로 지손(地孫) 부족들을 교화시키고자 하였다. 그것이 바로 ‘삼국유사(三國遺事)’에 나오는 ‘곰과 호랑이의 100일간 수행’이다. 이때 곰과 호랑이는 토템신앙의 상징으로, 웅족과 호족을 대표한 웅녀와 호녀가 환웅의 가르침을 따라 수행을 한 것이다. 이들이 음용한 쑥과 마늘도 몸과 마음을 정화시키는 금촉(禁觸) 수행법이었다.

웅녀와 호녀는 빛도 없는 동굴에서 내면을 밝히는 수행에 함께 들어갔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호녀는 낙오되고, 웅녀만이 남아 21일 만에 깨달음을 얻는다. 사서에서 표현한 ‘곰이 인간으로 변했다’는 내용은 결국 깨달음을 통해서 인간에게 있는 수성(獸性)을 극복하고 인성을 회복하여 신성(神性)이 발현된 과정이 극적으로 표현된 것이다. 천손인 환웅은 그렇게 깨달음을 얻은 지손의 웅녀를 부인으로 맞아 단군을 낳았다. 그리고 단군을 통해서 홍익인간 이화세계의 천손문화가 이 땅에 뿌리내리게 한 것이다.

그래서 ‘개천(開天)’은 지손이었던 웅녀가 천손의 정신으로 삶을 변화시킨 것처럼 하늘과 땅이 인간 안에서 조화로이 하나가 된다는 천지인(天地人)의 뜻이 들어 있다. 신시개천을 통해서 환웅은 환인, 유인, 황궁씨로 거슬러 올라가는 마고성시대의 순수한 인성을 회복하겠다는 복본(複本)의 맹세를 실현하고자 한 것이다.

한국에서가 아니라 다양한 인종과 문화의 용광로라고 불리우는 미국에서 가진 환웅상의 건립 취지도 그러하다. ‘개천’에 담긴 우리민족의 웅대하고 숭고했던 과거를 기억함으로써 앞으로 인류 모두가 함께 창조해야 할 고귀한 미래를 일깨우고 싶었기 때문이다.

환웅이 환인에게서 받은 천부삼인은 칼, 거울, 방울의 세 가지 도구라고 풀이되지만 중요한 것은 칼, 거울, 방울이 주는 상징성이다. 칼은 관념과 나쁜 습관의 고리를 끊고 새롭게 거듭나게 하며, 거울은 태양과 같이 인간의 마음을 밝게 비추고, 방울은 명징한 소리처럼 진리를 온 세상에 울려 퍼지게 하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러한 천부인의 원리와 정신이 선도경전 ‘천부경(天符經)’으로 오늘날까지 우리에게 전해오고 있다.

특이한 사실은 현재 일본의 이세신궁에서 가장 귀하게 여기는 세 가지 보물 역시 천지인을 상징하는 칼과 거울과 방울이라는 점이다. 더욱이 황하문명보다 1000년이나 앞선 유물들이 중국 요하, 대릉하 같은 홍산지역에서 출토되는 점으로 보아 천손문화가 태동하였던 곳이 지금의 중국 영역이었음을 추정해보면, 한·중·일 동북아시아 3국이 인류평화를 위하여 천손문화를 바탕으로 한 공동의 화합문화를 모색해 볼 수도 있다.

현재 인류에게는 반목과 경쟁, 대립과 분열의 잘못된 궤도를 바꿀 수 있는 새로운 전환점이 필요하다. 우리가 잊고 있던 천손의 역사를 되새겨 보자.

 

 

 

 

제주일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제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TAG제주일보,오피니언,시론,천손,역사,미래,둥북아시아,인류평화,경쟁,미래,개천
@
개인정보의 수집 및 이용에 동의합니다. [전문보기]

* 비방 및 욕설과 광고성댓글은 삭제됩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