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 호
“있으면서 없고 없으면서 있다” “사랑하되 사랑하지 않고 미워하되 미워하지 않는다" 라는 옛 선인들의 말씀은 무슨 뜻일까요? 바로 마음의 중심점을 텅 빈 허공에 둔 채로 살아간다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마음의 중심점을 허공에 둔다면 어떠한 치우침도 있을 수 없습니다. 치우침이 없으니 삶이 짓눌리는 그런 일도 벌어지지 않습니다. 사랑도 미움도 치우침이기 때문입니다. 갖고 싶은 마음도, 버리고 싶은 마음도 치우침이기 때문입니다. 텅 빈 허공, 우리가 왔고 또 돌아가기로 예정되어 있는 그 자리를 마음의 중심점으로 옮기는 일이야말로 진실로 해볼만한 대변혁이요, 위대한 자기 혁신입니다. 그것은 결코 허무의 자리로 가는 것이 아닙니다. 텅 비어 있으나, 죽어 있는 텅 빔이 아니라 하늘의 기운이 와 닿아 있는, 진정 살아 있는 텅 빔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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