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고의 비늘 벗기|일지 이승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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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지희망편지

일지 이승헌 총장님이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

1909 호

등록일 2016.01.22 조회수 1574

에고의 비늘 벗기


스웨덴에서 내려오는 전래동화입니다.

총명한 아리스 공주는 부모의 잘못으로
겁 많은 용에게 시집을 갈 처지에 놓였습니다.
공주는 새파랗게 질렸지만
정신을 차려 산 너머의 지혜로운 할멈을 찾아갔습니다.

할멈은 용에게 대처할 방법을 알려주었고,
공주는 할멈이 일러준 대로
웨딩드레스를 열 벌이나 껴입은 채 혼례를 치렀습니다.

마침내 첫날밤이 다가왔습니다.
공주는 용에게 자신이 옷을 벗을 때마다
그도 따라 옷을 다 벗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공주의 옷이 한 겹 한 겹 벗겨지고,
용도 오래된 비늘을 벗겨냈습니다.
다섯 번째 드레스를 벗을 때에 이르자
용은 너무 아파서 눈물을 비처럼 쏟으며 울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신기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용의 비늘이 벗겨질 때마다
그 피부는 더 고와지고 모습도 부드러워져
마지막에는 아이처럼 빛나는 왕자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 속에는 수행의 본질이 담겨있습니다.
우리가 떠나는 구도의 길은
찬란한 빛으로 들어가는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닙니다.

강하고도 집요한 에고의 껍질을 벗겨내는 과정은
고통스럽기 그지없어
자신을 합리화하며 도망갈 수도 있습니다.

씻어내고, 벗겨내고, 내려놓는 가운데
우리의 본래 속살이 드러납니다.
그것이 바로 누구에게나 있는
빛나는 본성입니다.


from. 일지이승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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